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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전쟁 (War Of The Worlds, 2005)200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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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Steven Spiel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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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 (Tom Cruise), 다코타 패닝 (Dakota Fanning), 팀 로빈스 (Tim Robbins)

DATE & ETC

 

2005-07-11 http://www.waroftheworlds.com/

내 인생에서 가장 문제집을 많이 봤던 시기는 2003년이고, 내 인생에서 가장 책을 많이 봤던 시기는 초등학생(국민학생) 때였다. 아마도 그때 읽은 책들로 여지껏 내 머리가 버티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로, 거의 하루에 한권씩 매일 책을 읽었다. 덕분에 친구들을 비롯 친척, 손님 등 외부인들의 선물은 모조리 책이었고 그 중에 SF 소설들도 많이 있었다. 웰즈의 우주전쟁을 읽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때 읽었던 SF 소설, SF 만화등은 모두 위대한 침입자들은 자연의 힘에 굴복하게 되어있는 권선징악 스토리가 주였다. 초등학교때 인체의 신비 라던가 그런 생명자연과학쪽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그때는 그게 아주 위대해보였다. 어느 누구도 자연의 힘을 능가하지는 못한다는 것 얼마나 대단한가. 스필버그의 <우주전쟁>을 본 지금은? 그때만큼의 감동은 오지 않는다. 이것도 역시 추억으로 미화된 맛의 한 종류인가.



초반 이 삐그덕거리는 가족씬에서부터 후에 톰 크루즈와 다코타 패닝의 닭살스러운 눈가리개 씬까지 이건 정말이지 너무나 스필버그식 가족씬이다. 영화가 끝나고 친구와 이 눈물나는 부성애에 대해서 30분간 토론할만큼 톰 크루즈가 저 큰 애를 업고 안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걸 보다보니 갑자기 <쥬라기 공원>이 생각날 지경이었다. 초중반의 세팅과 카메라워크가 정말 마음에 든다. 초반에 그 레이져를 피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톰 크루즈의 눈을 클로즈업하는 방식도 좋았고, 트라이포드의 눈을 피하는 지하실씬의 극도의 공포체험은 정말이지 최고였다. 그리고 가장 비인간스러운 공포를 느꼈던 건,  팀 로빈스를 죽여 버리는 장면이었다. 예상치 못한 팀 로빈스를 만나 즐거워하고 있었는데, 다코타의 눈을 가려가면서까지 팀 로빈스를 죽여 버리다니. 다코다는 특별히 잘 했다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 톰 크루즈에 묻혀보인다는 말.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미션 투 마스>를 보았을 때 기억이 난다. 난 그 때 중학생이었던 걸로 기억 하는데, 이 영화는 꽤나 장엄한 SF영화였다. 그 끝은 결국 화성의 생명체가 화성인의 DNA를 지구로 보내 지구인을 만들었다 뭐 그런 류의 결말이었다. 클라이막스엔 흔히 상상하는 우주인의 모습을 한 화성인이 나와서 지구인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이 나왔고 말이다. 여하튼 클라이막스를 본 친구들과 나의 반응은 '쌩뚱맞게 저런 장면에 왜 나오나'였다. 그 앞에 블록버스터하고 멋진 공상과학 장면들을 그 엉뚱한 결말하나가 말아먹었을 때의 그 안타까움이란. <우주전쟁>에서도 결말이 약간 쌩뚱맞은 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미션 투 마스>때처럼은 아니었다. 어찌보면 화성에 생명체가 있다는 이야기는 더 그럴 듯한데 말이다. 100% 추측에 불과한 미생물.바이러스 얘기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이다. 처음엔 내가 스필버그에게 최면을 당한건가 라고도 생각했지만, 20여간 살아오면서 자연의 힘이 정말 위대하다는 걸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뭐 생각해보면 이 착한 결말 말고, 도대체 어떤 결말을 낼 수 있었겠는가 하는 반문을 할 만도 하다. 원작을 배신하면서까지 스필버그는 모험을 하고 싶지 않았던가보다 - 쓰다보니 내가 왜 이 영화를 변호해주고 있는건지 모르겠다. 재밌었으니까 그렇겠지 뭐!

p.s. 몇몇 장면은 보는 재미가 있었다. 자장가를 불러달라는 다코타의 말에 "미안해 그 노래도 몰라"를 연발하는 아버지 톰의 모습이란 후후. 또한 다코타가 보고 있던 스폰지밥에서 앵글을 돌리던 카메라에게 '스폰지밥을 돌려줘'라고 속으로 외쳐보기도 했다.


덧글 1개

  리군_루이공
사견이지만, 전 개인적으로 다코타가 너무 잘 해서 그닥 눈에 안 보였던 거 같아요. 여느 애들처럼 빽빽거리고, 화내고, 토라지고, 부모 머리 위에서 놀고.... 위급해지면 그 큰 눈망울에 눈물이 글썽글썽해서 와들와들 떨어대는데, 만약 다코타가 그 정도로 하지 못했다면 무척이나 영화의 설득력이 없었을 거 같아요.   200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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